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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컬럼] '먼 이국 땅에서 보내는 추석의 의미' - 9월 30일 2012년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무려 60만 대가 넘는 자동차들이 각자 고향을 찾아 이동을 시작했기에 곳곳에 정체 현상이 많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그 전에 미리 고속버스나 기차표를 예매하여 고향을 찾아갑니다.  갈수록 교통체증이 많기에 이제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이 서울이나 대도시로 오시는 경우가 점점 늘어난다고 합니다.

          이제는 추석이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했습니다.  흩어졌던 온 가족이 모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모이더라도 잠시 제사만 드리고는 금방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놀러를 간다고 합니다.  이미 부모님들이 돌아가신 사람들은 형제끼리 모이지 않고 각자 편한 곳으로 가서 시간을 보냅니다.  핵가족 시대를 살면서 이제는 점점 가족이라는 의미 조차도 퇴색해가는 느낌입니다.        

          나라의 경제가 어렵다가 보니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하지 못한 젊은이들은 명절이 되었지만 부모님께 죄송하여, 혹은 친지들이 모이면 취직을 했느냐고 묻는 것 때문에 부담이 되어 부모님께 가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취직도 그렇지만 아직까지 배우자를 만나지 못한 젊은이들도 언제 결혼하느냐는 질문 때문에 부담이 되어 그런 모임에 참석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시민 단체에서는 추석에 가족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취직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까지 권합니다.  종교가 다른 경우에는 절하라고 하는 것 때문에 참여하지 않기도 합니다.

          추석은 말 그대로 땀흘려 거둔 곡식과 과일과 채소를 거두는 때입니다.  이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가기에 그런 추수의 개념도 없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는 아직 추수의 때도 아닙니다.  오히려 추수감사절이 더 맞습니다.  그러다보니 추석을 잊고 지낼 때가 많습니다.  교회나 한인커뮤니티에서는 기억하고 송편을 먹기도 하고 행사도 합니다.  목장이나 청년부 소그룹들이 모여 그런 명절을 맞아 서로 교제하면 위로가 되고 힘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미국 땅에서 추석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저는 추석이 농작물을 거두는 수확은 없지만 영적인 것으로 바라봅니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송구영신예배를 통해 한 해의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2/3가 지나는 지금 과연 그 목표를 얼마만큼 이루었는지 점검해 보는 날로 삼으면 좋겠다고 여깁니다.  그렇게 할 때 남은 한 해의 1/3을 충실하게 살 수 있을 줄로 믿습니다.

          금년에도 결심한 대로 성경을 일독하고 있는가?

매일 하나님과의 만남을 갖고 기도하고 있는가?

나의 삶에 성령의 열매가 조금씩 맺어가고 있는가? (사랑, 희락, 화평, 오래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다이어트?  학업에 좋은 열매?  직장에서의 인정이나 승진?  새로운 사업 준비?  술이나 도박이나 담배를 끊는 것?  믿음의 배우자를 만나는 것?  믿음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는 것?  믿지 않는 부모, 형제, 친척, 친구들을 위한 기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전도 대상자를 놓고 계속 기도하는가?  선교지나 선교사님을 위해 기도하는가?  작년보다 더 열심히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더 드리는가?  말씀의 훈련?

          아직 1/3이 남았습니다.  지금 점검해보고 부족하다면 남은 기간 동안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그 동안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추석이 그런 영적인 관점에서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고 조상이 아닌 하나님께 기도하여 우리들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풍성한 영적인 열매들을 거둘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