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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컬럼] '지금까지 대학촌교회를 인도하신 하나님' - 2012년 12월 16일

          벌써 대학촌교회가 첫 예배를 드린지 17, 그리고 제가 이 교회에 와서 섬긴지가 13년이 다 되어갑니다.  거쳐 간 분들과 지금 있는 분들을 합하면 800여 명이 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금년에만 해도 거의 20명이 떠났고 파송을 했습니다.  어떤 해는 무려 40명이 떠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사귈만 하면, 좀 가까워질만 하면 떠나보내는 불안하고 아픔이 있는 교회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대학촌교회가 가야할 사명입니다.

          교회는 공공시설도, 연 회비가 있는 사교 클럽도, 우연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아닙니다.  또한 교회는 단순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입니다. 앞으로 도래할 하나님 나라를 위해, 마지막까지 복음을 전할 전도 공동체요 그러기 위해 마귀와는 싸워야 하는 전투 공동체입니다.  그래서이런 찬송가 가사가 있습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요, 교회는 뾰족탑이 아니요, 교회는 쉬는 곳이 아니요, 교회는 백성이라네

심지어 종교 개혁자 루터는 교회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회를 떠나서는 구원은 불가능하다

이 말은 교회가 구원을 제공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오직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을 때 얻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은혜로 구원을 얻은 자가 교회를 떠나서는 그리스도인됨이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교회에 속하는 일은 필수적인 구원의 표지가 된다는 말입니다.

칼빈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세운 교회 안에서의 교제를 아주 귀히 여기시기 때문에, 진실한 말씀을 가르치고 성찬식을 성실히 지켜나가고 있는 기독교 공동체에서 고집스럽게 빠져나오려 하는 자는 누구라도 교회의 반역자나 배교자로 간주하신다

그래서 히브리서 저자는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히브리서 10:25)

          또한 교회는 사람이 세웠지만 교회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인해 생겼기 때문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도 내가 내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은 쓰임받은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무엇인가를 좀 더 많이 했다고 마치 교회를 자기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님의 영광이 가리워지고 복음이 막힙니다.  교회도 시끄럽고 파가 생깁니다.  심지어 교회를 잘 목양한 다음 마치 그 교회가 자기 것인양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목회자도 있어 부끄러워 할 말이 없게 합니다.

          교회가 생기고 성장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기록한 사도행전을 보면 교회가 하나님의 것이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교회를 부흥케 하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심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믿는 사람들을 더하여 주셨다는 말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성경은 결코 사도들이 설교를 잘했기 때문에, 교회의 프로그램이 좋았기 때문에 성장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믿음의 사람들이 말씀을 사모하고 모이기에 힘쓰고 죽음까지도 무릅쓰고 담대히 복음을 전하는 열정을 보시고 새로운 사람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심지어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을 속였다가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죽는 놀라운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 가운데 오히려 교회는 성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섬기고 있는 대학촌교회에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기뻐하실만한 믿음의 사람들이 있는가? , 있어왔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드러내지 않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서 묵묵히 시간과 물질과 은사를 드려 자신이 맡은 일을 하는 분들이 있기에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교회 창립일을 맞아 그런 분들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떠난 분들 가운데 많은 분들은 대학촌교회에서 했던 것처럼 지금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서도 동일하게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멋있는 믿음의 삶이라고 여깁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떠날 사람들입니다.  그 때가 언제인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앞서 간 믿음의 사람들의 섬김을 본받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건강한 교회를 함께 만들어가기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