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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관자료/ⓤ 목회자 컬럼

'무엇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인가?' - 5월 4일 2014년

 

        참담한 사고로 인해 온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슴 아파하는 가운데 5월 가정의 달을 맞았습니다.  미래의 주인공들인 자녀들에게 무엇을 넘겨줄 것인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고로 인해 그들이 기성 세대가 외치는 말을 제대로 믿고 따라줄지 의문입니다.  가뜩이나 정부와 사회를 불신하고 있었는데 이번 사고로 인해 그 불신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나 한 마음이 된 것도 있습니다.  그것은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 겁니다.

        사고를 파헤치면서 많은 비리가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묻혀있었던 오대양 사건과 구원파에 대한 부정이 드러났고 그들이 전방위로 로비 활동을 한 것과 해수부, 해경, 한국선급, 선주협회가 모두 이해 관계로 얽혀있는 것도 드러났습니다.  위기에 대처하는 메뉴얼은 있지만 제대로 실습해 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도 드러났고, 안전 수칙도 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도 드러났습니다.  고질적인 관료주의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났습니다.  이제는 반짝하는 정책이 아니라 평소에 잘 훈련을 해서 위기 때가 되면 일사분란하게 수습하는 일을 하자는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비리와 부정부패를 들먹이면서 한 가지는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부정부패 방지법을 만들자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그것이 없는 한 이런 사고는 또 반복될 수밖에 없는데 돈, 권력, 언론을 쥔 사람들이 그것을 빼고 모든 것에 대해 떠들고 있다는 말입니다.  왜 안 만들겠습니까?  그것이 있으면 자신들에게 불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그것이 없으면 또 다시 같은 불행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단들입니다.  사도 바울이 말씀한 것처럼 그들은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결국 자기 배를 위한 사람들입니다.  교주의 말이 곧 법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들끼리 있을 때는 교주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할 지 모릅니다.  그러니 그들이 운영하는 회사가 부도가 나면 돈이 없는 경우 천-2천 만원씩 대출을 받아 억지로라도 주었다고 했습니다.  진짜는 그렇게 하라고 해도 안 하는데 가짜는 그렇게 하니 사람들이 달리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장기 집권을 하기 위해 자식에게 모든 것을 넘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이번 세월호 사건의 가장 근본은 바로 하나님을 사칭하여 돈을 벌려고 했던 거기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성 프란치스코>의 이런 기도가 떠오릅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마음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불화가 있는 곳에 회복을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잘못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주게 하소서.

위로를 받기 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를 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을 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해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 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기 때문입니다.

        자녀를 잃어버린 유가족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 아픔을 누가 알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누구를 원망한다고 되돌아오지는 않기에, 또 다른 아픔이 이 땅에 없도록 하기 위해 그 분들이 부정부패 방지법을 만드는데 앞장서서 기득권자들의 더러운 탐욕을 막고 다음 세대에 아름다운 것을 넘겨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