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어느덧
2011년 한 해도 불과 열흘 정도가 남았습니다. 신약을 통독하면서 새벽을 깨우며 시작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데 벌써 한 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를 지나가며 가정과 사업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더불어 교회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 해를 시작하며 ‘말씀으로
돌아가 변화하는 해’로 목표를 정하고 지금까지 왔지만 어떻게 보면 변화가 아니라 오히려 후퇴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영적인 면에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요한삼서
2절에 사도 요한의 이런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 됨같이 네가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이것이 흔히
말하는 삼박자 축복이라는 것입니다. 영혼의 축복, 세상의
축복, 건강의 축복. 이 말씀 가운데에서도 사람들이 먼저 기억하는 것은 세상의 축복과 건강의 축복입니다. 그러나 그런 축복의 기준이 영혼의 축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영혼이 잘 되어야 나머지는
따라옵니다. 아무리 세상적으로 돈을
벌고, 승진도 하고, 출세도 하지만 영이 평안하지 못하면 불안하고,
법을 어기는 유혹에 직면하게 되고, 결국 자신의 건강도 해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먼저는 영이 건강해야 합니다.
영이 건강하지 않다는 말은 곧 하나님과 관계가
멀어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위로부터
임하는 은혜가 끊어졌기에 은혜와 평강이 없어 세상적으로나 육체적으로는 채워지고 편함이 있는데 영은 점점 말라갑니다. 갈급해 합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께 나아가지 않는 것이 바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세입니다. 사람이 육체적으로 아프면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갑니다. 그런데
영적으로 병든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무감각하여 하나님을 찾지 않습니다. 답을 얻기 위해 말씀을 읽거나 기도하지 않습니다. 불안함을 떨쳐버리기 위해 봉사도 하지만 근본 문제인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기에 해결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불안함이 불만으로 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게 됩니다. 숨기기에 더 병들어갑니다.
금년 들어 ‘정의’라는
단어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샌들’ 교수가 20년 동안 인기를 끌었던 강의를 중심으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썼는데 그것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법이라는 것과 덕과 윤리가 부딪히는 경우에 사람들은 갈등하며
분노한다는 겁니다. 믿음의 관점에서
본다면 특권과 의무/책임의 관계로 볼 수 있다고 여깁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영원한 생명과 복을 누리는 특권이 있다면
또한 마땅히 해야 할 기도와 말씀과 섬김과 예배와 전도와 같은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 특권을 생각하고 의무와 책임은 뒤로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건강하지 못하고 불협화음이 생깁니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도 중요합니다. 물론 끝만 좋으면 모든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보시는 것은 과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정이 좋으면 설령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위로하십니다. 그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십니다. 잘못하여 결과만 중요시하다가 보면 죄를 범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결과보다는 매일을 사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매일을 살다가 보면 부족함이 너무 많기에 하나님께 엎드리는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삶입니다.
하나님 앞에 먼저 나아감이 없이, 자기 생각으로, 자기 능력으로,
자기 경험으로 교회를 섬기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기 보다는 자신을 합리화하며
구차한 변명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
화해와 회복과 하나됨이 없습니다. 답은
성경에 있습니다. 사도들이 교회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내린 결론은 말씀과 기도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래서 일꾼이 세워졌고, 그로 인해 교회의 문제는 해결이 됨과 동시에 하나님께로부터 복을 받아
자라게 되었습니다.
한 해가 지나갑니다. 부족함이 많았고 그래서 후회가 있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하나님께로 나아가 엎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대학촌교회 가족이 하나님 앞에 엎드려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고 회개할 때 하나님께서 용서하실 뿐만 아니라 고치시고 치유하시고
건강하게 변화시키십니다. 마지막 날까지
자신을 쳐서 십자가에 복종시킴으로 새 힘과, 새 능력과, 새로운 소망을
가지고 2012년 새해를 맞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