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에 맞춘 삶' - 5월 19일 2013년
비행기를 타면 항상 생각하는 것들 중의 하나는 언제 식사를 주는가 하는 겁니다. 이번에는 중국에 가는 것 때문에 처음으로 Asiana를 타고, 아침 비행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늘 LA에서 새벽에 타는 것과는 달리 아침에 Salt Lake을 떠나 12:40분 비행기를 타기에 점심을 먹기가 애매해서 언제 먹을 것을 주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비행기가 그렇겠지만 외국으로 가는 경우는 반드시 출발하는 시간에 맞추어 식사를 주지 않고 도착하는 나라의 시간에 맞추어 줍니다.
미국 시간으로 12:40분에 이륙한 후 2시간이 지나고 첫 번째 식사를 먹게 되었습니다. 점심을 굶었기 때문에 비빔밥을 정말 맞있게 잘 먹었습니다. 두 번째 식사는 내리기 2시간 전에 새벽이라, 비몽사몽 간에 잘 먹지 못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음식 메뉴가 아니라, 모든 것이 도착할 나라의 시간에 맞추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나라를 떠나는 순간부터는 먹는 것부터 시작하여 도착할 나라의 시간에 맞추어야 하는데 바로 적응이 잘 되지 않습니다. 첫 번째로 주는 음식은 현재 시간으로는 저녁이지만 한국으로보면 아침입니다. 두 번째로 주는 음식은 현재 시간으로는 새벽이지만 한국으로보면 저녁입니다. 그러니 평소처럼 식사를 하지 못합니다. 또한 내리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합니다.
이것은 신앙적으로 중요한 교훈을 준다고 봅니다. 비록 우리가 이 땅에 살고 있지만 이곳이 영원히 살 곳이 아니요 천국에 가야하기에 천국에 맞추는 삶을 살아야 거기에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정확히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도 일치합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야할 천국에 합당한,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런 삶을 살 때, 우리는 언제 하나님께서 부르시더라도 두려움 없이 갈 수 있습니다.
저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이 생각을 늘 합니다. 지금 내가 가야할 본향에 맞추는 삶을 살고 있는지 아니면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 것처럼 세상적인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지. 적지 않은 믿음의 사람들조차 천국에 맞춘 삶이 아니라 현실에 맞춘 삶을 삽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것은,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에 나중에 맞추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자기 마음대로 될까요?
목요일 새벽에 도착하여 잠시 쉰 후, 오전에 부산에 내려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자녀를 먼저 하나님께로 보내신 분이 계셔서 얼굴도 뵙고 말씀도 들을 겸해서 갔습니다. 그 부모님들이나 저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왜 이렇게 젊은 나이에 데려가셨는가 하는 겁니다. 종종 그런 경우 부모님들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하나님, 차라리 저를 데려가시지 저렇게 어린 자녀를 데려가십니까!’ 그것을 알 수도 없고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기에 답답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저는 모든 것을 미국에 맞추어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저는 한국에 맞추어 사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식사도, 잠도, 생활도 모든 것이 여기 기준입니다. 적응 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도 저는 빨리 적응하는 편이라 여김에도 불구하고 새벽이 되면 한 번씩 깨고, 낮에는 졸립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일을 만들어서 돌아다닙니다.
좋은 것은 직접 차를 운전하지 않으니까 좀 편하기도 하고, 걷는 양이 많아져서 좋습니다. 가족들과는 떨어져 있지만 여기 있는 가족들을 만나니 좋습니다. 또 대학촌가족들을 다시 만나니 좋습니다. 그것이 가야 할 천국에서의 재회의 연습이라 여깁니다. 하나님과 날마다 만나는 사람은 그래도 초점을 가야 할 천국에 맞추기에 달라진다고 믿습니다. 한 순간에 180도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하여간 달라집니다. 날마다, 가야 할 본향인, 천국에 맞추는 구별된 삶이 되어 언제 하나님께서 부르시더라도 염려와 두려움이 없는 준비된 삶을 사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