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부모든 형제든 친척이든 누가 죽으면 기일로 정하고 매년 가족들이 모여 제사를 드립니다. 그러면 제사를 드리지 않는 믿음의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가? 믿는 사람들은 가족이 모여 추도예배를 드립니다. 어떤 종교든, 어떤 나라의 풍습이든 죽은 사람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태어날 때를 기억하고 생일로 지키듯이 죽은 날을 기억하고 기일로 지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가면 점점 잊혀지겠지만 그 사람이 살았을 때 좋은 관계였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래 기억할 겁니다.
만약 자신들을 그렇게 사랑하고 아끼고 후원했던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매일 기억하자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일년에 한 날인, 그 기일에 자녀들이 참석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어떻게 그 은혜를 잊고 그럴수가 있느냐고 아쉬워 하거나 따지거나 불평하지 않겠습니까?
왜 이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Good Friday인 금요일이 바로 기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 돌아가신 우리 주님의 기일입니다. 이 날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 후 지금까지 모든 믿음의 사람들이 지켜 온 아름다운 전통이요 믿음의 행위입니다. 더욱이 예수님께서 죽으신 것이 우연히 아니라,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의 죄 때문이기에 더더욱 기억하고 지켜왔고 지금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 기일이 점점 잊혀져가고 있기에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 분이 죽지 않으셨다면, 우리가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릴 이유가 있습니까? 그 분이 죽지 않으셨다면 우리가 구원을 얻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 분이 우리가 죽어야 할 십자가에서 대신 죽으셨기에 우리는 그 분으로 인해 새로운 인생을 살지 않습니까? 그것을 잊지 않으려는 것은 물론 기쁨으로 감사와 찬송을 드리는 것이 예배입니다. 그런데 말로는 감사하다고 하면서, 예배를 드리면서 정작 그 분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 날을 기억하지도 않고, 예배도 드리지 않는다면 과연 그 고백과 믿음이 진짜입니까?
부모님들이 본을 보이지 않으면, 자녀들이 잘 믿을까요? 믿음이 저절로 될까요? 자녀들에게 물려줄 가장 귀한 유산이 믿음이라면 중요한 것을 잘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Good Friday가 청년들만 지키는 날입니까? 그냥 맞이하는 하루입니까? 진정으로 예수님께서 자신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 죽으심을 믿습니까? 그렇다면 왜 그 날을 기억하고 함께 예배드리지 않습니까? 상황이 어려운 경우라면 가정에서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려야 하지 않습니까? 그 기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키려고 애써야 하지 않습니까?
오늘은 부활주일입니다. 부활은 죽음이 없이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Good Friday가 없이는 부활주일도 없습니다. 복음에는 예수님의 죽으심이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그 분이 죽지 않으셨으면 구원이 없기에 믿음도 없고, 교회도 없습니다. 소망도 없습니다. 그렇게 중요한 날에 청년들만 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Youth들의 Lock In이 있었기에 그들도 예배를 드리고 갔습니다. 부모님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른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교회의 모습이 곧 한국 교회의 모습이 아닌가 여겨졌습니다.
십자가와 은혜에 대한 찬양을 드리고, 말씀을 받고, 기도한 후, passion of the Christ 영화를 같이 보았습니다. 몇 번이나 본 영화지만 다시 봤습니다. 새로웠습니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고통스러운 십자가형과 예수님께서 받으신 고난이 real하게 다시 다가왔습니다. 눈으로만 보고 마음으로 그려졌던 그 날의 광경을 생생하게 보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말씀이 새로워졌고 다시 십자가를 바라보는 힘이 되었습니다. 슬픔과 기쁨이 교차되었습니다. 슬픈 날이지만 Good Friday라고 부르는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죽음이 없이는 부활이 없는 것처럼, 은혜가 없이는 기쁨으로 섬길 수 없습니다. 신앙이 제대로 자라지 못합니다. 죽어야 사는데, 죽어야 낮아질 수 있고, 낮아져야 높아지는데, 버려야 얻는데 죽으심을 기억하지 못하고 따라 죽지 않으면 말씀의 역사를 경험하지 못합니다. 불완전합니다. 우리 자신들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다음 대를 위해서라도 중요한 것부터 먼저 지키고 그로 인해 진정으로 부활과 부흥의 역사를 경험하는 대학촌가족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