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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관자료/ⓤ 목회자 컬럼

[목회자 컬럼] 고난주간을 통해 배운 십자가를 바라보는 삶 - 4월 24일, 2011년

  산에서 사는 멧돼지가 좋아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도토리라고 합니다.  멧돼지는 나무 밑에 있는 도토리를 먹고는 그 도토리가 땅에서 나는 줄 알고 땅을 계속 판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도토리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알지만 멧돼지는 그 사실을 알 수 없기에 계속 땅을 팝니다.  한참 헛 수고를 한 다음에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만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그저 땅만 바라보고, 눈에 보이는 세상만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생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사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라면 죽으면 모든 것이 그만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영원한 세계로 첫 발을 내딛는 새로운 삶의 시작입니다.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은 영원한 세계를 바라보고 사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지혜로운 사람이요 믿음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영원한 것을 바라보기에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다릅니다.  달라집니다.

  사순절이 지나고 종려주일로부터 시작된 고난주간을 보내면서 다시 한 번 믿음의 눈을 뜨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도할 때 예수님의 이런 음성을 들었었습니다.  ‘나는 하나님이요 이 세상을 죄에서 구원할 구세주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와 미움으로 인해 뺨도 맞고 침 뱉음도 당했고 채찍도 맞았고 십자가에서 못도 박히는 엄청난 고통을 당했는데 너는 그런 것 하나 참지 못하느냐?’  그런 음성을 듣고나면 그렇게 위로가 되었고 견딜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 체험이 종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조금만 힘들면 낙심하고 가슴 아파했던 연약한 모습을 이번 고난주간을 통해 매일 십자가를 바라봄으로 다시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기도할 때 가끔 눈을 뜨고 바라 보았던 그 십자가를 매일 자주 바라보았습니다.  교회에서 뿐만 아니라 서재에서도 십자가를 바라보았습니다.  눈을 감았을 때도 십자가를 마음으로 그렸습니다.  그랬더니 전에는 그리려고 해도 잘 그려지지 않았던 십자가가 또렷하게 그리고 쉽게 그려졌습니다.  그 또렷한 십자가를 보니 마음이 든든해졌습니다.  소망이 생기고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믿음의 사람에게 있어서 십자가가 전부요 답이라는 말씀을 확실하게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을 바라보고, 외적인 것을 바라보기를 좋아하고, TV나 컴퓨터를 늘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십자가가 보이겠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설령 집안에 십자가가 있다고 해도, 목에 걸고 있다고 해도, 심지어 차 안에도 달고 다니는데 그게 보일까?  길을 지나가다 보면 교회 지붕에 세워져 있거나 건물 벽에도 십자가가 있는데 그것이 보일까?  저도 하루에도 여러 번 십자가를 보았지만 예수님을 생각하지 않고 십자가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보았기에 전혀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새벽 제단을 쌓으면서는 바라보았지만 계속해서 삶에 연결이 되지 않았기에 늘 은혜가 지속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고난주간을 통해 십자가를 바라보고, 십자가를 그리고,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로 인해 예수님의 은혜를 깊이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성도님들을 향해 권면했던 믿음의 회복과 부흥을 제가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체험을 하고 나니 이런 찬송가 가사가 다시 떠오르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우리 서로 받은 그 기쁨은 알 사람이 없도다’  (499장)‘십자가 십자가 내가 처음 볼 때에 나의 맘에 큰 고통 사라져/오늘 믿고서 내 눈 밝았네 참 내 기쁨 영원하도다’ (138장)

  그리고 그렇게 십자가만 바라보아도 눈물이 났고 십자가를 바라보아도 눈물이 나지 않는 날이 슬픈 날이라고 고백했던 스펄전 목사님의 고백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학촌가족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십자가를 매일 바라봄으로 받은 은혜를 날마다 이어가고 새로운 영적인 체험들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