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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관자료/ⓤ 목회자 컬럼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으신 목적' - 9월 14일 2014년

        1962, 간호학교 졸업반인 마리안느 스퇴거라는 오스트리아 여인은 취직을 위해 구인광고를 살펴 보다가 한국의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문둥병) 돕는 도우미가 필요하다는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기도를 했고 하나님께서 네가 가라라고 하시는 것 같아 설렘으로 계속 기도를 하고 드디어 결심을 하고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한국의 버림받은 땅 소록도를 향해 떠났습니다.  그리고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자기와 아무 관련이 없는 이들을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당시는 오스트리아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는 지금 우리가 중국을 바라보는 것 이상의 문화적인 차이가 있는 나라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문화충격을 느끼는 그런 미개한 나라였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21세기인 지금도 그러니 1962년에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 나라에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느끼고 같은 동족들도 꺼려하는 소록도에 왔습니다.

        몇 년 후 마거릿 피사레크라는 여인도 동일한 마음으로 소록도를 찾아왔고 두 사람은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섬겼습니다.  그렇게 섬긴 것이 40년이 지났습니다.  젊은 처녀의 몸으로 소록도에 왔으니 40년이 지났을 때는 이마에 주름살이 가득한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40년이 지났으니 이 두 분에 대한 소문이 주변에 많이 퍼졌습니다.  그래서 여러 단체에서 상을 주거나 언론에서도 인터뷰를 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들은 번번히 그런 기회를 거절했습니다.  심지어 자신들의 고국인 오스트리아 정부에서도 최고의 국민상을 주겠다고 했지만 그녀들은 이렇게 말하면서 거절했습니다.  우리가 주님께 받은 사랑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 두 사람이 60이 되었을 때, 소록도 병원에서 이들을 위해 환갑잔치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기도하러 가야 한다고 하면서 그 잔치를 피했습니다.  이들이 섬기고 있는 동안 매월 10만 원씩 장기 봉사자 식비가 나왔는데 그들은 그것마저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병원측에서 이 식비를 받지 않으면 봉사자 자격을 잃게 됩니다고 강하게 말하자 겨우 그 돈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환자들은 물론 그 곳에서 섬기는 모든 분들이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2005년 어느 날, 그렇게 사랑으로 환자들을 돌보던 두 사람은 사랑하는 친구 은인들에게라는 편지만 남기고 몰래 소록도를 떠나, 한국을 떠나,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갔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들이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인인 자신들을 그토록 사랑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소록도 사람들은 그 두 사람을 너무나 아쉬워했습니다.    그들은 그 두 사람을 이렇게 부르길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보내 주신 천사  그 두 사람은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거룩함과 섬김으로 세상을 품었습니다. 그것도 모두가 꺼려하는 사람들을 자원해서 찾아와서 무려 40년이 넘도록, 그들의 인생을 바쳐서 섬겼습니다.  그런 모습이 예수님의 진정한 제자의 모습이라고, 진정한 섬김의 모습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지으신 목적이 있습니다.  각 사람마다 다릅니다.  사도 바울은 엡 2:10절에 이렇게 간략하게 표현했습니다.  선한 일을 위하여  주님의 이름으로, 작은 자에게 한 선행이 이 땅에서와 마지막 때에 주님으로부터 큰 칭찬과 상급이 됩니다.  섬김으로 사랑을 갚아가는 제자의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