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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관자료/ⓤ 목회자 컬럼

'나부터 시작하십시다' - 5월 18일 2014년

 

        2014416일은 우리가 잊지말고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총 304명이나 되는 대형 참사가 생긴 날입니다.  그 가운데 275명이 단원고 학생들입니다.  젊은 꽃들이 채 피지도 못하고 죽었습니다.  온 국민이 아니 세계가 같이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불행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정치적으로 이용 되어서는 안 됩니다.  반정부 운동을 일으키는 동기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촛불 집회를 통해 유족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지만 이것이 나라의 질서와 기강을 흔드는 것으로 변질되어서도 안 됩니다.

        우리가 이번 참사를 통해서 묵묵히 우리 자신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겠지만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또 생기지 않도록 비리를 용납하시 말자고 결단해야 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다 그런 생각을 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과 나만 이익을 보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다른 사람들이 할 때는 욕을 하고 비판을 하면서도 자신에게 유익할 때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 적지 않기 때문에 비리가 끊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가운데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나부터 시작하자툭하면 다 남 탓으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좋은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대충 적당히 넘어갈 것이 아니라 나부터 끊을 것은 끊어버리자는 겁니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이런 말을 하지요.  나 혼자 한다고 뭐가 달라집니까?’  그 말은 그것이 잘못인 줄 알지만 그냥 하겠다는 거지요.  모두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것이지요.  남들이 할 때는 욕하지만 자신이 특혜를 받으면 오히려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하고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사람이 보기에 좋은 일이 반드시 옳은 일이 아닐 수가 있습니다.  다수가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닙니다.  사람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은 천지차이입니다.  새벽에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런 사실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거할 집을 좋게 짓고 보니 마음에 부담이 되어 (거룩한 죄책감) 하나님을 위해서도 거할 처소를 저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좋은 생각입니까?  그래서 심지어 선지자 나단도 마음에 좋은 생각 그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과거 역사를 언급하시면서 언제 하나님께서 어느 누구에게나 어느 지파에게나 건물에 거하겠으니 지으라고 하신 적이 있었는가 반문하셨습니다.  비록 그의 헌신이 좋기는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의 헌신을 받지 않으시고 그 다음 대로 넘기셨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비록 자기는 못하지만 다음 대가 건축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그것이 그의 진정성을 증명합니다.

        우리들 가운데 다윗과 같은 거룩한 죄책감을 갖고 하나님께 자원해서 시간이든 물질이든 드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이 영원하지도 않는 자기 집을 꾸미는데는 열심을 내지만 하나님의 집을 꾸미는데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건축한다고 하면 부담스러워서 반대하고 심지어 그것 때문에 자체 건물이 있는 교회로 옮겨가기까지 합니다. 

        다음이 아니라 지금부터, 누가 하겠지가 아니라 우리부터 다음 세대를 위해 준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더 이상 누구를 탓하기 전에 나부터, 나만이라도 바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로 돌아가고, 말씀으로 돌아가서 기초부터 새롭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음 세대가 안전한 유람선을 타고 젊은 꿈을 마음껏 펼치는 그 날을 꿈꾸며 나부터 거룩한 죄책감을 가지고 진실되고 정직하게 원칙을 추구하는 삶을 살겠다고 결단하고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